기억도 가물가물하다. 집 앞 공원의 잔디밭에 불이 붙었다.
바람이 좀 있었지만 소화기로 진화하면 될 것 같다는 판단에
차에 싣고 다니는 소화기를 뿌리고
근처 편의점 사장님도 달려 나와 소화기를 뿌리고
다시 소화기를 찾으니...
주택가에 소화기가 있는 집이 없다.
제길~
마침 지구대 경찰차가 오기에 소화기를 달라 했더니 경찰차에 비치된 소화기가 없단다.
제길~
내 집으로 달려가 1층, 2층에 비치했던 소화기를 들고 나와 뿌리고 불을 진화했다.
잔불을 정리할 때가 되어서야 또 다른 사람 하나가 어디선가 소화기를 찾아 들고 와서 뿌리고
좀 있으니 119가 도착 스물 스물 연기가 올라오는 곳에 차량에 달린 방사포로 물을 뿌려 완전 진화했다.
집 쪽으로 불씨라도 날릴까 걱정이 되었지만 완전 진화니 OK
문제는 내 집도 아니고 내 땅도 아니고
공원잔디에 불났다고 끄느라 수고한 내 수고로움은 제쳐두고
잠바는 불티에 빵구
신발은 시꺼먼 깜장이 달라붙고
사용소화기는 내꺼만 4개...
그 이후
수고하셨다는 말을 듣기보다는
경찰과 소방에서 불이 어떻게 났냐고 쏟아지는 질문?
그래서 한마디 쏘아 붙였다.
오죽해 내가 불끄는 것을 지켜보던
동네아주머니가 저 아저씨 아니면 큰 일 치렀다 말에
겨우 말 같지 않은 말들이 수그러 들고...
분통이 터져서 소방과 경찰에게 나도 물었다.
이거 소화기 값을 주던 충전을 해주던 해 달라고
소방과 경찰이 말하기를 그런거 없단다.
결국
오지랖 넓어 불 끄느라 뻘짓거리 소화기는 돈 아닌가?
소화기 안 빌려주는 마음 난 이해된다.
https://news.v.daum.net/v/20201106130155448
참고로 불났다고
근처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 비치된 소화기 꺼내다가 불 끄면 안 됩니다.
집 주인이 도난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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